클라투의 취미생활/클라투의 낚시·여행

초원투란 명칭에 대한 단상(斷想)... 우리가 고민해야할 것들

클라투스 2016. 4. 14. 10:55

네이버  낚시카페 갯투에 적었던 글입니다.

카페내의 캠페인 카테고리에 '낚시용어 순화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몇몇 글을 올렸었거든요. ^^  


다른분이 스포츠캐스팅과 초원투에 대한 질문을 하셔서 답글을 달던중..

이렇게 장문의 글을 남기게 되었네요..;;에고.


번 초원투에 관한 글은

딱히 이유를 모르게 강제 삭제당하긴 했습니다만, 크게 개의친 않습니다. ㅜㅜ

모든 카페에는 나름의 운영 방식이라는게 존재하니까요.

또 이렇게 저만의 공간을 통해 네티즌에게 충분히 의견을 피력할수 있기도 하니까요. ^^; 하핫


그래도 사전에 조율을 해주셨다면 30여분 넘게 쓴글을 허무하게 삭제당하진 않았을듯 싶어 아쉬운건 어쩔수 없습니다.

운영자 및 스탭분이 미리 거슬리는 부분만 말씀해주셨다면 그런부분에 대한 수정 삭제도 가능했을텐데 말이죠.


아마도 초원투를 하시는분들과의 의견충돌때문에 그러셨던게 아닐까요?

'초원투'란 쟝르를 뭐라하는게 아니라 그냥 좋은 의미로서 낚시용어를 순화하자란

커다란 요지만 걸러 들어주시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아래는 카페에서 삭제당한(?) 게시글 원본입니다.



갯투 매니져님께서 글의 요지만 너그럽게 이해해주셔서

다시 삭제된게시글을 살려주셨네요. 

다행이기도하고, 쑥스럽기도 하고..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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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너무 길어질듯 싶어.. 게시판에 몇자 적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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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말이 중국 한자의 영향을 받은건 초등교육만 받은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계실겁니다. ^^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중국어나 일본어를 그냥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그네들의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다시 우리나라식으로 토착화 되는 과정을 거치는거지요.

중국어나 국어같은 어문계열 전공자들이 배우는 성운학(聲韻學)이라는게 있습니다.

한자권의 언어들이 어떤식으로 전래되고 발음이 변화 하고 진화하는가를 발음과 음운학적으로 분석하지요.

똑같은 한자의 독음이 한중일 각 나라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보면  의외로 꽤 재미납니다.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구요?  하핫
언어는 물을건너오면 토착 진화하게 된다는 얘길 좀 길게했네요. ^^;






'초원투' 란 단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갯투 보리멸치님 말씀처럼...
섬나라에선 원투낚시를 나게즈리(なげづり - 投(げ)釣り)라고 하지요.
뜻대로 하자면 던질낚시 정도의 의미일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원투낚시를 던질낚시, 혹은 쳐박기낚시등의 의미로도 사용하지요.

크게 다를게 없습니다.


이 나게즈리(던질낚시)에는 그 캐스팅 거리에 따라 세가지정도가 있을겁니다.


잘 알고 계시는 遠投 なげづり (엔토우 나게즈리-원투낚시),

그리고 ちょうえんとう(超遠投) なげづり (쵸우엔토우 나게즈리-초원투낚시),

마지막으로 쵸이나게즈리(ちょい投(げ)釣り)는 연안에서 가까운거리에 던지는 근투낚시 정도의 의미입니다.



쵸우엔토우 혹은 쵸우나게라고 안부르고 '초원투'라고 부르는게 그래도 얼마나 다행이냐 라고 하신다면

저 역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이 낚시 쟝르인듯 쟝르아닌 쟝르같은 '초원투'를

국내에 최신 트랜드인듯 소개하신 선지자님들은 '초원투'와 '나게즈리'란 단어 자체도 혼용했었드랬지요.

그때문에 뒤늦게 초원투에 입문하는 수많은 후배조사님들은 '나게즈리'가 뭔지도 모르면서 초원투를 지칭한다고 생각했었지요.
아직도 여전히 나게즈리가 초원투인줄 아는분들도 많을겁니다. -.-;;; 그렇지않나요? ㅎ




'초원투'는 극히 일부의 예시일뿐이구요,
굉장히 오래전부터 국내 조구사나 선지자님(?)들은
섬나라의 새로운 조구와 낚시기법을 소개한다는 대의명분으로 여과되지않은 섬나라말을 사용하곤 했습니다.

이때문에 그 얼마나 많은 후배 조사님들이 뜻도모르고 섬나라 말을 사용했는지요.
더더군다나 때론 이런 섬나라 낚시용어를 섞어 썰을 풀어줘야 뭔가 전문가 포스를 풍기다는

되도않는 분위기가 주변에 아직도 있는걸 보신적 있을겁니다.. ^^;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초(超)'란 한자는 두말할 필요없이 분명 국내에서도 초급한자입니다.
'초원투'는 그냥 말그대로 한자 신조어일뿐이구요.



근데..국내나 중국에서는 이 '초'란 한자를 접두사처럼 붙여 현대 신조어를 만들진않는답니다.
즉, 초~를 붙여 신조명사(新造名司)를 만들었다면 그건 거의 대부분 '섬나라식 표현'  이라고 보시면 정확합니다.

이런 신조어법은 그네들만의 유행이거든요.



그렇다고 이미 널리쓰이는 '초원투'란 단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건 아닙니다.
보리멸치님 말씀처럼 스포츠 캐스팅이란 영식 표현보다는 한자어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것도 사실이구요.

그 단어 자체가 섬나라 냄새가 꾸릿꾸릿하게 풍기는것도 아니구요. ㅎㅎ

저 역시 드래곤볼의 '초샤이언인'처럼 초원투란 말도 익숙하기만 합니다. ^^;


그런데도 왜 굳이 이제와서 스포츠캐스팅이란 쟝르명칭이 대두되냐고 물으신다면...

원래 오래전부터 통용되던 명칭이 스포츠캐스팅이기 때문아닐까요? 라고 개인적으로 답하고 싶습니다.

섬나라에서 초원투란 신조어로 토착화 시키기 훨씬 이전에 말이죠.

시간이 흘러 우리 낚시후배님들은 어떤 단어에 더 익숙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흠 ^^ 



다만 중요한건 '초원투'란 단어가 어디에서 유래해서 어떤경로로 국내 소개되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은 해봐야 한다는거지요. ^^



아마 최근들어 '초원투'를 '스포츠캐스팅'이란 말로 대체하려고 하는 움직임이나
원투투법에 대한 명칭에 대한 고민을 하는것도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건 상당히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결론은 '초원투' 그 단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유입과정과 대의명분에 따른 혹은 사대주의에 입각한 필터링없는 섬나라식 표현이 문제란 얘기입니다.




아직까지 수많은 분들이 섬나라가 낚시 선진국이란 생각들을 많이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최고급 최고가 사양의 낚시대와 릴등의 조구는 여전히 섬나라 브랜드가 꽉 잡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낚시 기법까지 선진화 되었을거라는건 착각입니다.


그들이 잘하는건 단지
뭔가 신선한것을 받아들이면 지체없이 섬나라식으로 혼합 반죽하고
그들만의 틀에 넣어 새로 찍어낸다음
신조어로 토착화 시키는 능력이 남다르게 탁월하다는거죠.
그 다음에는 이론적으로 체계화하고 시스템화하고, 또 여지없이 상품화 합니다.
 
초원투가 그런것중 하나입니다.
스포츠캐스팅이란건 오래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는데...
섬나라에서는 '초원투'란 토착화된 이름과 새로이 토착화 명명한 캐스팅방법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각종 이론을 체계화 하죠.
그렇게 포장되어 나온 그 무언가는...온전히 섬나라 것으로 보입니다.
한때 김치가 기무치란 일본음식으로 전세계인에게 알려질뻔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마치 원래부터 섬나라 것이었던것처럼 말이죠.
그다음 조구사들은 초원투 전용 로드와 릴, 그리고 조구들을 상품화 합니다. 참 대단하죠.
솔직히 좋게말하면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



가까운 예를 들어볼까요?


다들아시는 에기 EGI (오징어뿔 바늘, 오징어 바늘)를 이용한

에깅낚시(EGING = EGI + ~ing 의 신조어=무늬오징어낚시)가 그렇고...

역시 ~ing형의 섬나라식 신조어로 메바링(볼락낚시), 아징(전갱이낚시) 등도 그렇지요.

아참, 서프트롤링도 상품화 시킨 신조어중 하나겠네요...;;;


독도가 어떻게 국제분쟁지역이 되냐구요?
왜곡된 역사 교과서가 어떻게 진실로 변하냐구요?
하나도 다를게 없습니다.

에고..^^;;;


어쨋든 제가 드리고자 하는 결론은 이렇습니다.


언어란 녀석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올바른방향이든 어긋난 방향이든 살아있는 생물처럼 성장 진화한다는거죠.
녀석이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온전히 우리들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유행하는 인터넷 신조어처럼 약간 삐딱하고 어긋나 보여도..그것이 시대의 흐름이라면 또 어쩔수 없는거지요.
지금 제 또래의 어른들이 '헐' 이란 단어가 감탄사로 정착될줄 상상이나 했을라구요. ^^;하핫


최소한 우리 낚시인들이라도 이미 널리 퍼져있는 무분별한 섬나라 낚시용어를 순화하는데 노력했으면 합니다.

그게 오늘 우리가 고민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



급히 쓰다보니 약간은 오버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만,

충분히 이해하시고 글의 요지만 기억해 주세요. ^^;;;


재미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꾸벅





<네이버 갯투회원님들을 위한 링크>
1. '바칸'이 뭔지 아십니까? - 낚시용어 순화운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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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이코 바늘은 무슨어종 잡는데 사용하나요? 지누바늘은요? - 낚시용어 순화운동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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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메바트로볼'이 뭔지 아시는분? 메바루볼? - 낚시용어 순화운동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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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낚시대의 'ISO', '이소', '기(磯)'라는 표기... 무슨뜻인가요? - 낚시용어 순화운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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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칸'이 뭔지 아십니까? - 낚시용어 순화운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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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낚시대의 'ISO', '이소', '기(磯)'라는 표기... 무슨뜻인가요? - 낚시용어 순화운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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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활어 손질의 시작,  어종별 '시메'하는 법 - 낚시용어 순화운동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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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선거전날이었던 경향신문의 어제 1면 머릿기사가 생각나네요.
4지선다로 꾸민 내일 신문의 머릿기사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내용의 머릿기사였거든요.


투표율이 생각보다 높은것도 그리고 살짝 의외의 결과도... 하핫

아직은 희망적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래도 오늘밤 조금은 편히 잠들것 같습니다.  ^^
모두 좋은꿈 꾸세요.